왕좌의 게임 피날레 짧게, 스포 없이 포스터가 걸린 방




  나중에 다시 몇 마디 보태겠지만,
  결론부터 말해 나는 만족. 각본이 아쉽고 대사들이 많이 아쉽지만, 여전히 쩔어주는 장면 연출과 비쥬얼, 연기가 있었다.

  흥미롭게도, 비판하는 분들은 대부분 각본이 문제라고 하시면서도 실제 분노하는 대목은 각본 디테일이라기보다 굵직굵직한 플롯 쪽인데, 그 부분은 오히려 욕먹는 D&D가 아니라 마틴 옹 본인의 생각이었을 가능성이 크고, 내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웠다. 저 분들은 마틴 옹의 원작이 1권에서 끝나고 드라마의 오리지날 전개에서 '피의 결혼식'이 나왔어도 D&D가 마틴 옹이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무리한 전개로 이야기를 망쳐버렸다고 화내지 않았을까.


  이것저것 흠을 잡자면야 밤새도록 지적할 꺼리가 넘쳐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나와주는 게 고마운 이야기였고 어려운 기획이었다. 이 정도로 정리된 것만 해도 마틴 옹이 아니라 드라마 제작진한테, 특히나 '얼음과 불의 노래' 팬이라면 크게 감사해야 마땅하다.

  마지막 에피 역시 아름답게 영상화된, 훌륭한 마무리였다. 결론적으로 말이다. 큰 플롯을 세세하게 설득하는 디테일이 많이 부족했지만, 그것도 알고 보면 제작진보다는 마틴 옹의 원죄가 더 크고, 이렇게 대책없이 방대해진 이야기를 유료채널 드라마라는 형식으로 완성하기 위해서 불가피했던 면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건 완결 자체가 대업이자 기적에 가까운 프로젝트였다. 그리고 23년 동안 가슴졸이며 애증해온 캐릭터들은 아름다운 영상 속에서 그렇게 조용히, 각자의 길로 사라져 갔다. 남은 떡밥도 없고 여한도 없이, 모든 것이 끝났다. 나는 저들이 각자의 길로 사라진 이후의 웨스테로스의 미래가 더 이상 궁금하지 않다. 겨울이 다가오고 왕좌에 피비린내가 진동하던 이야기는, 이제 끝났다. 함께해 온 23년 세월과 함께.
  








1 2 3 4 5 6 7 8 9 10 다음